Friday K-Night Live (헬스케어 산업 편)

Bay Area에 shelter-in-place order가 내려진지 어느덧 3개월이 되어 갑니다.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많은 분들이 집에서 맞이하는 초여름의 열기는 예년보다 일찍 다가옵니다. 미처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게 될까?’는 질문은 꼬리를 물고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돕니다. 어두운 곳에서 손을 더듬어 물건을 찾듯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고 경청해 봅니다. 지난 달에 이어 6월의 Friday K-Night Live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기업,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님을 모셨습니다.

Post Covid-19 시대와 세계 경제, 그리고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를 가지고 서정진 회장님께서 어떤 이야기로 시작을 해주실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무게감 있는 주제와 달리 회장님께서는 IMF 직후인 20여년전 San Francisco 지역에 도착해 싸구려 호텔에 한동안 머물며 겪었던 일상에서의 관찰과 여러가지 생각들을 나누며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국 사회를 회상하는 에피소드 중, 강아지가 마실 물을 챙기지 못해서 비행기가 출발을 지연하고 돌아갔던 이야기는 효율성보다 책임이 중시되는 시스템 때문이었음을 미국에 거주하는 교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다른 매체에서도 여러번 공개된 바 있는 서 회장님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지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로 흘러갑니다. 회장님은 과감하게 ‘포스트 코로나는 없다’ 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많은 이들이 바이러스의 추세가 어떨지, 주식을 비롯한 경제 여건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집중하는 와중에 코로나 사태 앞에 초강대국 미국이 당면한 우울한 현실을 지적합니다. 그동안 자본주의에 밀려 참아올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더이상 참을 수 없게 된 현실을, 세계 5%의 인구를 가지고 감염자 비율로는 세계 30%에 이르고 있는 현실을, 한국이나 독일과 같은 국가들에 대비해 일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감염자 수가 제어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ㅜㅜ

회장님의 이야기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셀트리온의 노력과 함께 세계적으로 치료제/백신의 개발 현황과 일부 천기누설(?!)이 포함된 예측까지 흘러갑니다. 세부적인 내용들은 온라인으로 참가하신 분들께 어드벤티지(^^)를 드리는 차원에서 생략하구요, 누구나 궁금해할 ‘언제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지?’에 대한 질문에 회장님은 희망적으로는 올해말, 합리적으로는 내년 상반기말, 보수적으로는 내년말로 예상하고 계시는군요.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책임은 각자에게 있는 것 모두 아시죠? 🙂

여기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질문, ‘코로나가 한국 사회에 끼칠 영향’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은 어떠실까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한국 사회는 단일 민족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계층/지역/세대/정치 등의 다양한 요소들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회장님은 코로나가 이런 분열된 한국사회를 바꿔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계시네요. 국가별로 포스트 코로나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는 한국에 이런 희망찬 미래가 다가오기를 기원합니다.

지금의 성공에도 안주하지 않고 회장님은 미래에 대한 계획도 소개해 주셨는데요, 특히 AI/ML를 응용한 원격진료 분야를 이미 몇년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오고 계시는군요. 구체적으로 4년전부터 핀란드에서 진행해오고 있는 병원과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원격진료를 가능토록 하기위한 진단 장비, 데이터 준비 계획, 관련 법규의 변화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또한, 4차 산업에 대한 인상적인 견해를 남겨주셨는데요, 4차 산업의 특성상 기존과 같이 단독적으로 진행하기가 불가능한 기술이며 근본적으로 일자리 문제를 내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술적 진보’와 함께 ‘사회적 타협’이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바로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본래 총 1시간 30분으로 계획된 시간이 뜨겁게 쏟아지는 질문들로 인해 30분이나 초과되어 진행되었습니다. 전문적인 질문에서 회장님의 다양한 견해를 묻는 질문들에 허심탄회하고도 성심껏 답변해 주셨습니다. 긴 시간 동안 오고간 여러 질문/답변 중에서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면 원가 공개를 통해 일부 소수가 불필요한 이득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서정진 회장님의 견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K Group과의 인연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기로 약속을 주셨는데요, Bay Area에 다시 방문하실때 저희 회원들과 크리스탈 골프장에서 바베큐를 같이 하자는 말씀을 꼭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예상보다 초과된 시간동안 정보/재미/통찰이 가득찬 이야기와 함께 뜨거운 질문에 진심을 다해 응해주신 서정진 회장님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번 자리를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셀트리온 미주지사장 제니 대표님, 매일경제 신 차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불금 저녁 <Friday K-Night Live>에 참석해주신 170여분의 참석자 분들 전원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